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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럼

제목

부부싸움의 영향

작성자
관리자
작성일
2017.06.04
첨부파일0
조회수
2272
내용

부부싸움의 영향

 

                                                                                                                  안 희정박사

 

 

부부의 문제를 주제로 하는 방송 프로그램이 많아 졌다. 예전에는 ‘우리 집안 문제를 바깥 사람이 알게 해서는 안 된다’ 라는 것이 무슨 시대가 준 규칙인 것 같이 지켰던 가정이 많았다. 그러나 이제는 스타의 부부 모습까지도 방송이 되어 “글쎄, 그 남편이 아내에게 그렇게 했다는 것 어제 보았어?”,“그래. 그 집은 그렇고 그 사람있잖아 그 부인은 좀 거센 것 같더라?”하며 방송에 나온 연예인 부부에 대해 친구 둘이 만나서 이야기를 한다.

 

어린 시절 부모의 잦은 싸움을 보고 자란 대학생들이 “제가 어렸을 때 부모님의 사이가 나쁘셔서 큰 부부싸움이 잦았어요. 몇 번은 같이 죽자고 해서 제가 부모님을 붙들고 매달린 기억도 있어요. 그런데 지금은 죽이 척척 맞아 하루 종일 붙어 다니시고 즐겁게 TV를 본다거나 산에도 가시고 기념일을 서로 챙기는 모습, 가끔 같이 술 한 잔씩 하는 것을 보면 행복을 느끼게 되고 안도감이 들어요. 어려서는 많이 불안했거든요. 언제 또 싸우는 것은 아닌가 이러다 이혼하는 것은 아닌가 라는 생각이 들었어요”라고 종종 말한다.

 

부부상담을 하다가 조금 심각한 부부를 만나면 상담 초기에 “혹시 이혼을 하실건가요?”라고 물어본다. “이혼 생각하면 이렇게 상담 받으러 왔겠어요?”라고 남편이 반문한다. 그럼 나는 “그렇다면, 한번 내가 달라지겠다고 작심하시고 상담에 임하시길 바랍니다”라는 말을 하고 상담을 시작한다. 물론 좋은 부부관계를 원해서 상담을 신청한 부부는 그래도 희망이 있는 부부다. 자신들의 관계가 무엇이 잘못된 것 같다고 느껴서 상담을 신청한 경우도 많으니까. 그런데 문제가 있어도 그 문제를 해결하려는 노력을 해 본다기 보다는 문제를 품고 그냥 살아가거나 이미 이혼을 결정했다거나 자식 때문에 어쩔 수 없이, 또는 매일 전쟁같이 싸우면서 하루 하루 불행감을 느끼고 살아가는 부부를 보면 마음이 안좋다.

 

부부가 이혼하는 이유를 보면 경제적인 어려움, 성격차이가 1, 2위를 달린다. 그 중 성격차이에 대해 말하려고 한다. 쌍둥이를 어렵게 낳은 지인이 있다. “외모처럼 쌍둥이가 성격도 닮았어요?”라고 물었더니 “아니예요. 얼굴 닮았다고 성격이 닮은 것은 아니더라구요. 큰 애는 상당히 외향적이고 친구들도 많고 사람도 잘 따르는데 작은 아이는 내성적이고 부끄럼도 많고 인사도 잘 못하고 친구도 한 두 명밖에 안 사귀어요” 라고 말한다. 같은 부모에서 태어났고 같은 부모의 양육태도 밑에서 자라고 먹는 것이 같은데도 성격이 다르다.

 

그런데 다른 부모 밑에서 자랐고, 다른 가정 환경, 다른 것을 먹고 입고 보고, 성격도 다르고 말도 다르게 적어도 25년(요즘은 적령기가 더 늦어지고 있어 30가까이에 결혼하지만) 정도 각각 살아온 남녀가 사랑이라는 감정을 믿고 자녀를 낳고 살아가는데 어찌 성격에 차이와 마찰이 없을 수 있을까?

 

이 책에서는 부부문제를 깊게 다룰 생각은 없다. 그 부분은 훗날 또 책을 내게 된다면 그 때 본격적으로 다루려고 한다. 여기서는 부부 문제로 상처받는 아이들의 문제에 더 중점을 두려고 한다. 부모 아래서 유아기, 아동기, 청소년기, 청년기를 살아오면서 부모의 부부싸움에 자신도 모르게 물들었고, 같이 견디어오며 부모을 대하다 생긴 심리적으로 아픈 그래서 자신의 인생에도 영향을 받게 된 아이들 말이다.

한 청소년이 이렇게 말한 것이 기억난다. “선생님, 우리 엄마, 아빠 그만 싸우게 좀 해 주세요. 어렸을 때 부모가 이혼할까 봐 겁낸 적도 많아요. 지금은 더 심각해 진 것 같아요. 조금 얘기하다가 별문제 아닌 것 같은데 금방 큰 싸움으로 번지기도 해요(그 큰 눈으로 울면서)” 그 분들은 아이의 불안과 우울문제로 상담실을 방문했다가 자신들의 부부가 영향을 미치고 있음을 알고 부부상담을 따로 받았다. 다행히 아버지의 많은 변화와 어머니의 감정 변화가 눈에 띄게 달라져서 상담효과를 보고 종결한 부부다.  상담 후반기에 그 아이가 “요새는 잘 안 싸우고요. 서로 대화도 좋게 하고 웃음도 많아 졌어요. 이제 좀 살 것 같아요. 제가” 이렇게 부부가 변하니까 아이의 문제가 같이 좋아지는 경우를 나는 상담가, 교육가로 살면서 많이 보고 있다.

 

오늘 아침에 방송된 부부 프로그램도 보는 내내 안타까웠다. 연중무휴로 욕을 하는 남편, 그 욕을 들으면서 무기력해져 댓구도 못하는 아내,  그 행동에 영향을 받고 살아온 딸. 남편은 부인을 보기만 하면 왜 자기를 화나게 하냐고 하며 화를 냈다. 남편의 이런 행동에 30년을 참고 살다보니 이제는 남편이 화내며 욕하는 소리만 들어도 가슴이 쿵쿵  뛴다고 말한 아내는 얼굴에 아무 표정도 없다. 마치 포커페이스로 처음부터 살아왔던 사람처럼. 이 사이에서 자란 딸도 아버지에게 자신의 의견을 말하려면 아빠는 다시 그 말을 버르장머리 없다고 일축해 버려 딸도 심리적으로 심각한 상태였다. 그래서 딸이 방송에 부부 상담을 요청한 것이다.  남편은 상담가와 정신과 전문의가 도우려하지만 막무가내로 도움을 뿌리쳐버린다. 결국 그 가정은 도움을 받지 못했다. 물론 몇 번의 상담과 전문가의 도움으로 바로 좋아질 수 있다고 말하기는 어렵다. 그러나 첫발을 돌려 달리 살아보려고 노력하고 전문적인 도움을 받으려는 것이 변화고자 하는 첫 걸음일 수 있을 텐데 ... 안타까웠다. 

 

결혼을 해서 남편과 아내로 살다보면 더욱 그 정이 깊어지고 새로운 형태의 사랑이 생기며 더 편안해지고 좋은 경험을 함께 하며 힘든 것도 함께 이겨낼 반려자가 있음이 얼마나 감사한지를 느끼고 즐겁게 살아가는 부부들도 많다. 그렇게 검은 머리가 파뿌리가 되어가는 부부를 보면 마음이 따뜻해진다. 그리고 그 따뜻함이 전해져서 나도 저렇게 살아야지 하는 다짐으로 변하는 것을 느낀다.

 

무엇이 다를까? 사이가 나쁜 부부와 잘 살아가는 부부. 사이가 나쁜 부부는 비난과 서로의 탓이 많고 말투가 공격적이며, 주도권을 자신이 모두 휘둘러야 하고, 욕도 잘 사용하고 상대에 대한 배려심 보다는 자신의 편안함을 더 추구하고, 화를 다스리지 못하고 과하게 화를 자주 내며, 즐거운 감정보다는 부정적인 감정 표현이 더 많고, 원가족(시댁, 친정)과 적절한 분리를 하지 못하고, 이전 사건에 대한 잘못이 있었으면 그것을 계속 꼬투리잡고 공격해서 관계 회복을 하는 방법들을 잘 사용하지 못하고 계속 스트레스를 증폭시킨다. 자녀의 문제에 대해서도 상의하고 논의하는 것 보다 서로에게 잘 못이 있다는 화살을 던지고 결국에는 자녀에게도 폭언과 화풀이를 하고 만다.

 

이렇게 10년 20년 살아가다보면 그 안에서 자녀가 무엇을 보고, 듣고, 느끼고, 당하며 자라겠는가는 말 안해도 알 것이다. 나 때문에 싸우는 것 같아 불안하고 화도 나고 이렇게는 살고 싶지 않아 우울감을 느끼게 되며 무엇을 할 수 있다는 자신감보다는 아무것도 할 수 없을 것 같은 무력감에 자신의 꿈도 희망도 꿈꾸지 않는 어린 시절 청소년기를 보내게 된다.
 


어느 부모든 처음에 자녀를 낳고 기르면서 좋은 것만 주고 싶었을 것이다. 그런데 우리 부모들이 그동안 자녀에게 정서적으로 무엇을 먹이고, 보이고, 듣게 하고, 느끼게 했으며 어떻게 행동했는지를 생각해 보자. 그래도 아이 자체가 심리적으로 건강하여서 자신의 몫을 잘 해 내고 건강하게 성장할 수 있는 아이라면 참으로 다행이다. 그러나 이것도 아이들이 어느 정도 커서이지 유치기, 아동기, 청소년기까지 어떻게든 부모의 영향을 받게 된다. 자신이 성인이 되고 심리적으로 강한 자아를 가져서 ‘나는 그렇게 살지 말아야지’하면서 부모의 영향을 덜 받을 수 있을 때 가능한 이야기다.  지금 부터라도 부부싸움을 줄이도록 하자. 싸움을 하더라고 서로 파괴적이 될때까지 싸우지 말자. 또한 자녀에게  부부싸움을 덜 보이자. 아니 어쩌다 1년에 1~2번 있을까 말까로 줄여보자. 사소한 말실수를 큰 싸움으로 번지게 하지 말자. 이렇게 작정하고 살아도 때로는 부부싸움을 하게 된다. 하지만 각오를 할 때와 안할 때의 차이점은 분면히 있을 것이다. 싸울 일이 있으면 남편입장, 부인 입장, 상황 등을 생각 좀 하자. 의견차이면  분명히 서로의 의견을 한 번 다 들어보고 타협하는 기술을 익혀 타협하자.

 

부부싸움은 칼로 물베기란 말이 있다. 그런 부부들이 있지만 부부싸움을 많이 하는 것 자체 로 그 부부는 해결해야할 서로의 문제가 있을 수 있다. 너무 늦지 않게 서로의 관계를 한 번 점검해 보자. 좋은 배우자 만을 원하지 말고 나는 좋은 배우자 인가 생각해 보고 좋은 배우자가 되려고 실천해 보자. 오늘도 부모의 부부싸움으로 아이들이 병들고 가정이 병들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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