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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럼

제목

때리는 부모, 맞는 자녀

작성자
관리자
작성일
2013.06.04
첨부파일0
조회수
1993
내용

때리는 부모, 맞는 자녀

                                                                                                                   안 희정박사


나는 식물을 잘 기르지 못한다. 연구소를 개소할 때 지인들로부터 축하 선물로 난과 여러 화분들을 선물 받았다. 연구소 크기에 비해 난이 너무 많아 집에 한 십여 개 가져갔고 남은 10여개를 연구소에서 지금도 기른다.

 

그런데 집에 있는 난과 화분은 잘 자라는 반면 연구소의 것은 많이 시들었고 어느 날 하나씩 죽어 나갔다. 물론 자라는 환경이 다르다. 집에는 난을 베란다에 두었기 때문에 햇빛도 많이 받고 좋은 공기도 마실 수 있는데 연구소는 그런 환경이 안 된다. 시들어 죽은 난을 집에서는 진작 버렸을 것인데 버리지 않고 가지고 있으면서 상담하는데 활용하고 있다.

 

상담 중 화분을 쳐다보며 “어머니, 저 나름대로 저 난에 물도 잘 주고 통풍도 있는 곳으로 옮겨 잘 자랄 줄 알았거든요. 그런데 옆에 있는 식물과 달리 천천히 마르더니 어느 날 죽어버렸어요. 저는 똑같이 관리 했는데요. 혹시 이 아이를 잘 길러야지 하셨겠지만 부모의 어떤 태도나 환경이 아이를 심리적으로 힘들게 한 부분은 없을까요?” 라고 묻는다.

 

그러면 그 어머니는 “제가 잘 키우겠다는 욕심이 너무 많아 어렸을 때부터 아이가 따라오지 못하면 윽박지르고 때리고 그랬어요. 아빠도 화가 나면 참지 못하고 혼내주고 때리고 아마도 그런 행동이 자녀가 나와 대화를 하지 않고 짜증을 많이 내게 만든 것 같아요” 이미 이 말을 하면서 어머니는 흐느끼며 크게 울기 시작한다.

 

그래도 우는 부모는 자신의 잘못이 무엇인지는 알고 있는 것 같다. 그러나 어떤 부모님은 “자식이 잘못하면 때려서라도 부모가 가르쳐야죠? 안 그런가요?”하고 오히려 반문한다. 물론 자녀가 비뚤게 나가고 비행의 조짐이 보여 어쩌다 정말 다짐하고 벌로 때릴 수는 있다. 이 때 부모가 자녀를 때리면서 자신의 감정에 휩싸이지 않도록 마음을 잘 잡고 매를 들어야 한다. 이런 일이 정말 1년에 한두 번이나 있을까 말까 해야 된다.

 

지금은 시대가 많이 달라졌고 아이들도 달라졌음을 부모가 이해해야 한다. 그리고 맞는 사람 입장에서 보면 평등한 위치로 맞는 것이 아니고 아주 힘이 없고 나약한 어린아이 일 때 자신보다 힘이 세고 큰 부모에게 맞는 것이라 억울함과 분노가 생길 수 있다는 것을 생각하여야 한다. 자녀가 10년 후가 되면 어떻게 달라져 있을까 미래를 그려보길 바란다.

 

처음에 맞을 때 아이들은 무서움과 불안, 죄책감을 느낀다. 그러나 그것이 반복되면 당연히 자신은 혼날 것이고 맞을 것이며 자신의 잘못보다는 부모가 화를 잘내는 사람이라서 맞는다고 생각해서 부모를 원망할 수도 있다. 부모는 아이에게 자신의 잘못을 뉘우치라고 때린다고 하겠지만 반복해서 때리는 부모에게도 성격적인 문제가 있을 수 있다.

이런 부모는 분노 조절의 문제가 있다든지, 화를 조절하는 것을 못하거나, 자신도 어렸을 때 맞고 자랐든지, 우울증이 있어 자신에게 피해를 준 사람에게 직접 의사표현을 못하고 힘이 약한 자녀를 때린다든지, 스트레스가 많은데 잘 풀지 못한다든지, 알콜 문제가 있다든지, 대화 방법을 잘 모른다든지 등의 문제가 있을 수 있다. 이런 경우에는 아이도 물론 상담이 필요하겠지만 먼저 부모 자신의 성격적이고 심리적인 문제를 상담 받기를 권한다.

 

이런 태도로 자녀를 양육한 부모들은 혹 내 자녀에게 성격문제가 있는 것은 아닌가 염려해서 자녀 상담을 요청하는 경우는 많다. 그러나 자신의 태도가 바뀌지 않으면 자녀는 그 가정에서 계속 살아가야 하기 때문에 반복적인 문제를 가지게 될 거라는 것까지는 생각하지 않는 것 갔다. 근원에 문제가 있는데 그것은 보고 싶지 않아 한다. 부모가 바뀌면 아이는 훨씬 좋아질텐데...

 

맞는 아이를 상담 하고 부모를 만나면 자신도 어렸을 때, 청소년기때 맞고 자라서 자신의 부모를 생각하면 화도 나고 무섭고 싫다고 말한다. 그러면서 지금 자신도 똑같이 아이를 때리며 화내고 있음을 깨닫고 후회의 눈물을 흘린다.

 

다행히 자녀가 초등학교 저학년이면 나는 “아버지께서는 다행히 시간이 있으시네요. 아직 아이가 어려서. 지금부터라도 자녀의 어린 시절 공포와 불안을 미안해하시고 달라지셔야 합니다. 심리적으로 안정된 환경을 제공해 주시는 것이 너무 필요합니다. 부모가 이제부터는 절대 때리지 않겠다고 선언하시구요” 이때 절대라는 말을 강조 하면서 말한다.

 

맞고 자란 아이들을 보면 그 아이가 가진 심리적, 기능적, 환경적 능력에 따라 차이가 많지만 일반적으로 심리적으로 위축되어 있고 자신의 의사표현을 분명하게 표현하지 못하며 기가 죽어 있으며 부정적인 시각으로 세상을 보는 것을 본다. 또 어떤 경우에는 작은 일에도 화를 조절하지 못하고 과도하게 화를 내며 다른 사람과 싸움을 잘하고 타인에게 빈정대고 시비도 잘걸기도 한다.

 

물론 아이 자체의 기능이 좋고 자신의 인생을 더 잘 살겠다는 의지가 강하고 환경을 이겨낼 수 있는 자아강도가 높은 아이라면 맞고 자라는 환경이었다 하더라도  어른이 되서 더 잘겠다는 마음으로 씩씩하게 삶을 영위하는 경우도 많다. 하지만 어린 시절, 청소년기 시절을 생각하면 그들도 마음속 깊이 소리없는 눈물을 흘린다.

 

이렇게 자녀가 커서 억울함의 눈물과 회환의 눈물, 불안의 눈물을 흘리지 않도록 어린 자녀를 부모는 때리지 말아야 한다. 다시 말하지만 어린 자녀, 청소년기 자녀를 때리는 행동을 하고 있는 부모가 있다면 당장 그만 두어야 한다. 그것이 자녀를 더 건강하게 양육하는 부모태도임을 잊지말아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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